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구로부터 약 3억 7천만 마일(5억 9천만 km) 떨어진 목성 궤도를 돌고 있는 목성 탐사선 주노(Juno)의 관측 카메라를 원격으로 수리하는 데 성공했다. NASA는 지난달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 원자력·우주 방사선 효과 콘퍼런스에서 이 대단한 복구 과정을 공개했다.
🌌 강렬한 방사선, 카메라를 멈추게 하다
2011년 발사된 주노는 2016년에 목성 궤도에 진입해 목성 주위를 돌며 행성과 위성들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촬영해 왔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목성의 강력한 방사선대에 노출되어온 주노의 핵심 관측 장비인 주노캠(JunoCam)에 급기야는 이상이 발생하고 말았다.
발사 이후 34번째 궤도 공전까지는 위성에 장착된 방사선 차폐 장치가 효과를 발휘했지만, 그 이후 조금씩 이상이 감지되다가 47번째 궤도 공전 이후부터는 전원 공급 장치의 전압 조정기에 이상이 발생했다. 56번째 궤도 공전 때부터는 지구로 전송되는 이미지가 과학 연구 자료로 활용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손상되어 NASA의 주노 위성 운영팀에 비상이 걸렸다.
🔧 해답은 ‘어닐링’… 금속 가열 원리를 우주에 적용
NASA의 엔지니어들이 고심 끝에 선택한 해법은 금속 가공에서 쓰이는 어닐링(annealing) 기법이었다. 이는 장비를 가열해 재료 내부의 미세 구조를 재정렬함으로써 결함을 줄이는 방식이다.
주노캠을 설계한 스페이스 사이언스 시스템즈(MSSS) 엔지니어인 제이콥 샤프너(Jacob Schaffner)는 주노 위성의 내장 히터를 가동해 온도를 섭씨 24도까지 올리라는 명령을 내렸다.
우주 공간의 극저온 환경을 고려할 때 이 온도는 엄청나게 높은 온도였다.
그 이후 며칠간은 뚜렷한 변화는 없었지만, 주노 위성이 목성의 위성 이오(Io)에 근접해 촬영한 시점부터 이미지 품질이 극적으로 개선되기 시작했다. 주노가 이오 북극에서 약 1,490km 떨어진 거리를 비행하며 촬영한 이미지는 발사 초기와 견줄 만한 선명도를 되찾았다.
복구된 카메라로 전송된 사진에는 아황산가스 서리로 덮인 산맥과 이전에 관측되지 않았던 대규모 용암 지대가 뚜렷하게 담겼다.
현재 주노 위성은 74번째 궤도 공전에 진입했으며 방사선 노출로 인한 손상은 계속 진행 중이지만 NASA는 주노의 다른 장비에도 어닐링 기법을 적용할 수 있을지 시험할 계획이다.
🌍 우주개발, 지구를 바꾸다
이번 사례는 단순히 주노 위성 한 대의 카메라 수리에 그치지 않는다. 극한 환경에서 얻어진 기술은 지구의 일상에도 파급 효과를 미친다.
실제로 과거 우주개발 과정에서 개발된 기술로 CMOS 이미지 센서, 정수필터, 메모리폼 (Memory Foam), 무선 진공청소기 (Cordless vacuum / Dustbuster), 스크래치 방지 선글라스 (Scratch-resistant sunglasses), 적외선 귀 체온계 (Infrared ear thermometers), 동결 건조식품 (Freeze-dried food), 소아용 DHA 영양 강화제 (Microalgal DHA in baby formula), 공기·표면 정화용 광촉매 (Light-induced oxidation), VITAL 인공호흡기 등이 지구의 일상생활로 전해졌다.
이외에 GPS, 전자레인지 (Microwave Oven), 에피펜 (EpiPen, 자동 주사기), 덤프 트렌치 테이프 (Duct Tape), 진공 밀봉기 및 포장 (Vacuum sealer for bagged salad) 기술, Post-it 등은 무기 개발 과정이나 전쟁 수행 과정에서 얻어진 기술들이 민간에 풀리면서 일상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미 항공우주국 (NASA |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는 목성 탐사선 주노 카메라 복구 성공을 통해 심우주 탐사뿐 아니라 지구 궤도 위성 운영 기술, 나아가 미래 산업 전반에도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인류의 끝없는 탐구와 도전 정신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발명하며 지구를 변화시킨다.
어쩌면 우주는 인류가 탐험하고 개척해야 할 최후의 개척지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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